일본의 '한텐(半纏, はんてん)' 이라는 말은 망토처럼 위에 입는 상의(上衣)라는 의미의
포르투칼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단순한 노동복이라기보다는 자기가 소속해 있는 집단을 공중에게 보이는
표지(標識)이다.
가계의 긍지나 혈연이 응결된 것이 가문이라 한다면, 공장인(工匠人)의 기술과
근성 그리고 책임이 상징되어 있는 것이 한텐이라 할 수 있다. 등에
커다랗게 염색된 '조(組)의 상징 표시는 자신의 소속을 만인에게 보이고 다니는 것이므로
개인의 행동이라도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한텐을 입고 있는 한, 개인은 그 개인의 얼굴보다도 집단의 얼굴에 구속된다. 그 집단의 얼굴이 자랑스러운 것이라면 한텐을 입은 개인의 얼굴도 자랑스러운 것이 된다. 장인(匠人)의 기술, 오랜 역사, 엄격한 책임 등이 한텐의 무늬에 새겨져 있다. 이와 같은 상징을 상가(商家)에서는 '노렌(暖簾, のれん)' 이라고 한다. 한텐이 노동복이자 동시에 장인의 문장 역활을 한 것처럼, 노렌은 가게 앞에 걸어서 햇빛을 가리는 차양과 바람막이 구실을 하면서도 동시에 그 상가의 표시가 되는 것이다. 상인은 자신의 신용과 친절을 '노렌에 걸고' 일한다. 상인은 가게가 불타 버려도 노렌만은 건져서 군기(軍旗)와 같이 소중히 지킨다. 그것은 그저 때 묻은 낡은 헝겊 조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장인의 의복에 염색되어 있는 '한텐'을 보고 그의 기술과 책임 의식을, 또
상점의 '노렌'을 보고 그 가게의 신용도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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